언론이 바라보는 케이슨24

[인천in] 문화 예술이 24시간 마르지 않는 공간이고 싶어

 올들어 중구 개항장거리에서 갤러리 3곳이 문을 열었다. 동구 배다리거리는 문화·예술거리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문화공간이 확 늘었다. 이들 공간은 특유의 색깔들을 입히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in은 이곳들을 포함, 곳곳에서 예술을 일구는 사람들을 만나 공간 이야기를 듣는 기획을 시작한다. ‘예술 공작소를 가다-아트 & 숨’이라는 문패를 달고 매주 수요일마다 한편씩 이어간다.
송도국제도시로 진입하는 컨벤시아교를 건너 계속 직진을 하다보면 바다를 면한 지점의 해안을 따라 솔찬공원이 있다. 공원 한편 끝 영문으로 ‘KAISSON 24’라는 안내판 뒤에 복합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와 레스토랑을 겸한 건물엔 ‘갤러리 스페이스 앤’이 자리잡고 있다.

“인천대교 건설 당시 작업장이 있던 곳이죠. 다리를 케이슨 공법으로 세웠습니다. 반제품 구조물을 가져다 바다위에서 조립하는 공법이라고 합니다. 집단 지성이 모여 지혜를 만들어내는 것과 닮았죠. 또 ‘24’는 이곳이 서해안 벨트 중 24호 공원이라는 데서 따왔습니다. ‘케이슨24’는 24시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문화와 예술이 마르지 않는 공간을 추구합니다.”

허승량 케이슨24 대표가 건물 이름이 지닌 의미를 설명한다.


사진을 누르면 기사 본문으로 이동합니다.


2017년 문을 열 때부터 ‘아트 컬쳐 플랫폼’을 목표로 했다.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 되려면 문화 예술이 반드시 기반에 깔려있어야 된다고 판단해서다.

“음식이라는 요소 만으로는 절대 부족하죠. 문화 예술 에너지가 흘러야합니다. 문화가 맛있는 공간으로 평가받고 싶었습니다.”

공을 들인 곳이 갤러리다. 지하 1층 공간에 갤러리를 들였다. 공연장과 소모임공간도 만들었다. 주변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여럿 있는 환경도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기가 막힙니다. 압도적이죠. 사색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이 해안선을 따라 케이슨24가 하나의 점을 찍고 또다른 (누군가의) 케이슨24가 잇달아 만들어져 공간이 선으로 연결된 후 다시 면으로 확대되는 것. 그 지점을 지향합니다.”

갤러리 운영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전시 방식은 공모제를 택했다. 매년 연말 께 심사를 통해 작가를 선정, 연중 초대전으로 간다.

“그림이 주는 교훈이 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볼 때마다 매번 다른 신호를 주죠.”


허 대표는 직접 창작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감상하는 매력에 빠져 있다. 콜렉터로서 시간을 쌓아가고 있는 이유다.

“케이슨24 벽면에 큰 그림이 4점 걸려 있습니다. 10년 전 브라질 청년에게 받은 작품인데 그 사이 청년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작가가 됐습니다.”
‘다니엘로 제 팔리토’라는 이름의 브라질 청년이 한국에 왔을 당시 체제비와 항공비를 도와준 것을 계기로 받은 작품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받아둔 작품이 10년새 유명작가 작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림을 사 모으면서 남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기억들을 많이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지난 11월 열린 ‘인천아시아아트쇼’에서 운영 이사라는 직책까지 맡게 됐네요. 지역 작가와 청년들이 축제를 통해 진화하는 자리라고 봅니다.”

케이슨24도 그 역할에 보탬이 되고싶다고 전한다. “인천이 수도권 변방이 아닌 중심이 되고 싶습니다. 최소한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말이죠.”

인터뷰를 마치자 허 대표는 이날(12월 9일)부터 시작된 2인의 작가 체험형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스페이스 앤으로 발길을 이끈다.



출처 : 인천in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인터넷신문(http://www.incheon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