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희 han yoonhee,London Piccadilly Circus Station Escalator,91x65.1cm,Acrylic on canvas,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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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정보

작가
   HAN YOON HEE
작품명
  London Piccadilly Circus Station Escalator
사이즈
   91x65cm
재료
    Acrylic on canvas
제작년도
    2019



ARTIST NOTE _

예술가는 직감과 감각으로 길을 트고 그 위에서 길을 잃는다. 도중에 멈추기도 하고 발견의 기쁨을 경험하는 운 좋은 순간들을 맛보기도 하지만 예술가가 가는 길은 끝이 없다. 어찌 보면 에스컬레이터는 막다른 골목(Impasse)과는 반대되는 영원성의 공간일 것이다. 영원성의 공간인 작품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역 에스컬레이터(London Piccadilly Circus Station Escalator)>는 런던의 지하철이다. 사방팔방에서 수많은 길들로 흘러 들어가서 하나의 구역이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노선의 역사들도 합류한다. 런던지하철의 홀본역 에스컬레이터 안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시에 지각할 수 있다. 나는 이들이 묵묵히 급류를 이루어 단조롭게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때가 바로 고독한 산책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본인은 ‘고독한 산책자 되기’를 자처하며 여행을 지속한다. 도시를 향유하는 것, 있는 그대로의 세계 덕분에 누리는 향유, 그것이 바로 여행이며, 여행의 관건이 되는 것은 향유이다. 여행을 통해 산책자는 니체가 말한 “삶의 가장 강력한 매력”을 높이 평가하도록 작품화한다. 의식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면서 하는 산책은 샘솟듯 떠오르는 몽상들과 오버랩 되는 광경들을 충실히 담아낸다. 이는 호기, 잡아야 하는 찰나의 순간, 영위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는 카이로스(Kairos) 개념을 강조한다. 물론 당장 경험하도록 주어진 일상에서 ‘어느 한 순간’을 잡는 데에는 평온한 절박함이 있다.